Dysphagia Knowledge Hub — 吞嚥困難知識庫
코로나19 후 삼킴장애: 롱코비드 연하 기능 저하의 원인과 회복
1. 들어가며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이후, 수많은 회복자들이 예상치 못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킴장애(연하장애)는 임상 현장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는 증상이다. 음식이나 액체를 삼키는 행위는 우리가 평소에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동작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30개 이상의 근육과 여러 뇌신경이 정밀하게 협응해야 완성되는 복잡한 신경근육 반사 운동이다. 코로나19는 바로 이 정교한 시스템을 다양한 경로로 손상시킬 수 있다.
한국에서도 중증 코로나19로 인한 집중치료실(ICU) 입원 환자 중 상당수가 퇴원 후 삼킴 기능 저하를 호소하며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증 감염자 중에서도 롱코비드(Long COVID, 장기 코로나) 증상의 일환으로 삼킴 불편감이 나타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이 주제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2. 코로나19가 삼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
2-1.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
SARS-CoV-2 바이러스는 신경 친화성(neurotropism)을 지니고 있어 말초신경계를 직접 침범할 수 있다. 삼킴 반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주신경(vagus nerve), 설인신경(glossopharyngeal nerve), 설하신경(hypoglossal nerve) 등이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염 또는 면역 매개 손상을 받으면, 인두 수축력 저하·후두 거상 장애·식도 상부 괄약근의 이완 불량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특히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흡인(aspiration)의 위험을 높인다.
2-2. 근육 위축과 ICU 획득 근력 약화(ICU-AW)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장기 와상(臥床) 상태, 스테로이드 사용, 신경근 차단제 투여 등으로 인해 전신 근육이 빠르게 소실된다. 이를 ICU 획득 근력 약화(Intensive Care Unit-Acquired Weakness, ICU-AW)라고 하며, 혀·구개·인두 근육도 예외가 아니다. 혀의 추진력이 떨어지면 구강 준비기(oral preparatory phase)에서 음식 덩어리(bolus) 형성이 불완전해지고, 인두 근육이 약화되면 인두기(pharyngeal phase)의 수축이 지연되거나 불충분해진다.
3-3. 발관 후 삼킴장애(Post-Extubation Dysphagia)
기계환기(mechanical ventilation)를 받았던 환자는 발관(extubation) 직후 삼킴 기능 손상이 매우 흔하다. 기관내삽관 튜브는 후두·인두 구조물을 물리적으로 자극하고 압박하여 점막 손상, 염증, 감각 저하를 유발한다. 또한 삽관 기간 중 삼킴 반사가 사용되지 않으면서 불용성 위축(disuse atrophy)이 심화된다.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삽관 기간이 일반 환자에 비해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 발관 후 삼킴장애의 발생률과 중증도가 더 높다는 보고가 있다.
2-4. 후각·미각 소실과 식욕 저하
코로나19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인 후각 소실(anosmia)과 미각 소실(ageusia)은 삼킴 기능 자체에 직접적인 신경근육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음식에 대한 즐거움과 식욕을 크게 떨어뜨린다. 음식을 기피하게 되면 구강 및 인두 근육의 활동이 줄어들고, 이는 이차적인 근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감각 피드백 감소는 삼킴 반사 유발 역치를 높여 흡인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3. 롱코비드와 삼킴장애
감염 후 4주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통칭하는 롱코비드(Long COVID)에서도 삼킴 관련 호소가 보고된다. 경증 혹은 중등증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 음식을 삼킬 때 목에 걸리는 느낌(인두 잔류감)
- 삼킴 후 기침 또는 목소리 변화
- 식사 중 피로감 증가로 인한 식사량 감소
- 연하 통증(odynophagia) 또는 흉골 뒤 불쾌감
- 식도 운동 이상으로 인한 역류 증상 악화
이러한 증상은 만성 피로, 호흡 곤란, 인지 기능 저하(‘브레인 포그’) 등 다른 롱코비드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롱코비드 삼킴장애의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속적인 자율신경 기능 이상, 만성 염증 반응, 그리고 소섬유신경병증(small fiber neuropathy)이 관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4. 언어재활(SLP) 접근법
코로나19 후 삼킴장애에 대한 재활은 언어재활사(Speech-Language Pathologist, SLP)가 중심이 되어 다학제 팀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4-1. 평가
임상연하검사(Clinical Swallowing Evaluation, CSE)를 기본으로 하며, 필요에 따라 비디오투시연하검사(Videofluoroscopic Swallowing Study, VFSS) 또는 내시경연하검사(Fiberoptic Endoscopic Evaluation of Swallowing, FEES)를 시행하여 흡인 여부, 인두 잔류 부위, 후두 거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한다.
4-2. 직접 치료(Direct Intervention)
- 치료식이 조정: 국제연하장애식이표준화기구(IDDSI) 분류에 따라 음식 점도와 질감을 조정하여 흡인 위험을 낮추면서 구강 섭취를 유지한다.
- 자세 보상 전략: 턱 당기기(chin-tuck), 머리 회전(head rotation) 등의 자세를 활용하여 흡인을 억제한다.
- 연하 기법: Mendelsohn 기법, 성문상 삼킴(supraglottic swallow), 노력성 삼킴(effortful swallow) 등을 환자 상태에 맞게 적용한다.
4-3. 간접 치료(Indirect Intervention)
- 근력 강화 운동: 혀 저항 운동, 설압자를 이용한 구개 거상 운동, Iowa Oral Performance Instrument(IOPI)를 활용한 혀 압력 훈련 등으로 구강 및 인두 근육 기능을 회복시킨다.
- 신경근 전기 자극(NMES): VitalStim 등의 장치를 이용한 경피적 전기 자극을 통해 삼킴 근육의 재교육을 도모한다.
- 감각 자극: 차가운 자극, 신맛 자극 등을 활용하여 삼킴 반사 유발을 촉진한다.
5. 한국의 임상 현황
국내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중증 코로나19 입원 환자에 대해 ICU 단계부터 조기 언어재활 의뢰(early SLP referral)를 시행하는 체계가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재활 프로토콜에 삼킴 평가를 포함하였으며, FEES를 통한 발관 전 삼킴 기능 사전 평가의 유용성도 보고되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롱코비드 클리닉 또는 호흡기 재활 클리닉을 통해 외래 언어재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나, 아직 전국적인 접근성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노인 환자의 경우 기저 노인성 연하장애(presbyphagia)와 코로나19 후유증이 겹쳐 증상이 더욱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재활 기간도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요양병원 및 재활병원에서의 체계적인 삼킴 선별검사(screening) 도입이 과제로 남아있다.
6. 예후
코로나19 후 삼킴장애의 예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개인차가 크다.
- ICU 입원 환자: 발관 직후 삼킴장애 유병률은 30~60%에 이르나, 적극적인 재활을 통해 대부분 3~6개월 이내에 유의미한 기능 회복을 보인다. 단, 고령, 기저질환, 삽관 기간이 길수록 회복이 더디다.
- 롱코비드 삼킴장애: 경증 감염 후 발생한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 내 자연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나, 일부는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 조기 언어재활 개입이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
- 합병증 예방: 흡인성 폐렴은 코로나19 재입원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삼킴 기능 회복 전까지 점도 조정식과 구강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요약
코로나19는 말초신경 손상, ICU 획득 근력 약화, 발관 후 기계적 손상, 감각 소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삼킴 기능을 저하시킨다. 중증 환자뿐 아니라 롱코비드 환자에서도 삼킴 불편감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흡인성 폐렴과 영양 불량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언어재활사 주도의 조기 평가와 맞춤형 재활(식이 조정, 연하 기법, 근력 강화 운동)이 회복의 핵심이며, 한국에서도 ICU 퇴실 이후 지역사회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삼킴 재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삼킴의 어려움을 당연한 노화나 코로나19의 사소한 후유증으로 여기지 말고, 전문가에게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조기 회복의 첫걸음이다.